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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블로그 잡학교실/영국인 이야기(?)

2014년 3분기 작품에 대한 초반 감상

시작하기 전에, 어디까지나 개인의 감상이자 의견이고 취미일 뿐임을 밝힌다. 또한, 보지 않은 작품과 이번 분기에 방영하는 편이 1기가 아닌 작품의 감상은 남기지 않았다.


언제나와 같이 기대했던 작품이 잘 만들어진 경우도 있었고, 그렇지 않았던 경우도 많았다. 다만, 3분기 작품이 방영을 시작하고 들었던 내 생각-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은 다행히 접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분기에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많다. 본인의 감상이 그런 작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01. 아카메가 벤다

방영 전에 살짝 기대했던 작품이다. 06년에 「칭송받는 자」를 제작한 감독이 오랜만에 돌아온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도가 조금 컸던 탓일까? 막상 1화를 보고 조금 실망했다.
작화는 굉장히 깔끔하다. 하지만 진지한 장면과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고 들어가는 템포가 상당히 기괴했고, 원작 그대로의 연출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낡고 유치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원작을 보신 분들은 이 정도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씀하시니 어쩌면 본인에게 이 작품의 원작이 맞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이 작품을 계속 볼 것인데, 그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아카메의 성우가 요즘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좋아하는 성우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에스데스라는 캐릭터 때문이다. 어떤 분이 이 작품을 보며 인상적인 부분이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라고 하셨던 바, 그 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02. 월간소녀 노자키 군

개인적으로 이번 분기 최고의 개그물이라 생각한다. 작화와 연출도 깔끔하고, 캐릭터의 개성도 강하다.
개그물같은 경우는 잘 만든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감을 얻기 쉽기에 이대로만 간다면 판매량도 상당히 잘 나올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 번 꼭 보기를 추천하는 작품 중 하나. 사쿠라 치요가 정말 귀엽다.


03. 프란체스카

10분 애니메이션.
실사 영상으로 시작할 때부터 멍해지기 시작하더니, 진행되는 애니메이션은 본인의 의식을 별나라로 날려보내 버렸다.
도대체 이거 어떤 감독이 만든 거냐,하고 찾아보니 모야시몬 감독이더라. 납득했다.
마키노 유이 님의 연기를 듣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그 이외에는 딱히 보아서 득될 게 없을 것 같다.


04. 아오하라이드

「내 청춘 러브 코미디는 잘못되어 있다」의 감독이 만드는 정통파 순정물. 남녀간의 섬세한 연애감정을 풋풋하게 묘사한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작품에서 재미를 느낄 지 모른다. 그러나 본인은 그런 느낌의 작품을 일주일동안 기다리면서 보는 건 잘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평가가 좋다면 한꺼번에 볼 듯 하다.


05. 하나야마타

역시 이시즈카 아츠코 감독.
캐릭터들의 매력이 상당하다. 나루도, 하나도 굉장히 귀엽다. 또한 단순히 캐릭터들만 매력있는 게 아니라, 나루의 고민을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앞으로의 전개에 진지한 부분이 섞여 있을 듯하여 기대된다.
더불어 오프닝 영상이 정말 좋다. 이번 분기 오프닝 중 영상으로 친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아래 오프닝 영상을 올리니, 귀여운 히로인들의 춤을 한 번 감상해 보길 바란다.


06. 마지모지 루루모

본인이 아무리 마녀를 좋아한다 한들, 과연 이 작품을 귀여운 마녀 하나만 보고 계속 볼 수 있을까? 일단 2화까지는 시도해 볼 예정이지만, 그냥 그 시간에 위치크래프트 워크스를 몇 번이고 다시 보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07. 글라스립

1화는 기대 이하였다. 전형적인 P.A 스타일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평범하고, 작화는 미려한데, 연출은 나쁘고 인물관계는 꼬일 대로 꼬인 작품.
하지만 2화는 1화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2화가 되어서야 이 작품의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고,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이 되려고 하는지 언뜻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그렇기에 계속 보기로 결정했다.
'아침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품으로 유명한 제작사이니만큼, 개개인의 감정이 어떻게 부딪히게 될 지도 기대된다.


08. 도쿄 구울

1화의 퀄리티로만 보자면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그 어떤 작품보다 나았다고 생각한다. 보여주는 식으로 세계관 설명을 함으로써 재미와 친절함을 동시에 잡은 작품.
원작의 1권을 우겨넣느라 디테일이 많이 사라졌다는 평을 본 적 있으나, 개인적으로 원작을 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그런 느낌이 거의 없었다. 1화를 재밌게 이끌어나가며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설정을 모두 각인시켜 주었다고 생각.
그리고 2화도 실망시켜주지 않았다. 2화에서는 특히나 하나카나의 요염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동시에 텐쨩이 연기하는 토우카 또한 본인이 이 작품을 보는 이유 중 하나이다.

09. 잔향의 테러

칸노 요코의 OST는 좋다. 작화는 그것보다 더욱 좋고, 연출은 훨씬 좋다.
굉장히 잘 만든 작품이다. 그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2화를 볼 정도로 흥미를 느꼈냐,고 본인에게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2화는 보겠지만, 언제 하차할 지는 미지수이다.


10. RAIL WARS

붉은 머리가 마음에 들긴 하지만, 작화도 평범하고, 철도와 관련된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에 아마 하차할 듯 하다.


11. 정령사의 검무

AT-X에 다이미다라 제작진 콤비답게 서비스신에 충실한 작품이다. 스토리 자체는 평범한 판타지 라노베스러웠다. 신사적인 작품을 좋아한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12. DRAMAtical Murder

이번 분기에 1화를 시도한 작품들은 전부 1화를 끝까지 보았다. 이 작품을 제외하고. 정말 지독히 재미가 없었다.


13. 막말 Rock

명작이다.
2D와 3D의 환상적인 조화가 어우러진 작화, 잘생긴 오빠들, 고퀄리티의 음악, 가슴 한 켠에 고즈넉하게 응어리져 있던 뜨거운 뭔가를 온몸으로 퍼트리며 영혼을 울리는 스토리까지! 이번 분기 이 작품을 보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떤 작품을 본단 말인가. 꼭 보기를 바란다.


14. LOVE STAGE!!

여장이 아주 잘 어울리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만화. 하마터면 본인도 반할 뻔했다. 목소리가 이상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하지만 검은 머리 남주인공은 목소리가 이상해도 남자라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반한 모양이다. 뭐, 두 사람이서 행복하다면 된 것 아닌가. 메데타시 메데타시.
사실 작품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카사이 켄이치 님의 작품이니만큼. 다만 카사이 켄이치 님에게 계속 여성향 작품만이 간다는 게 살짝 슬프다. 「푸른 꽃」같은 작품을 맡기면 정말 잘 만들어주실 분인데. 언젠가 이 감독의 여성향이 아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15. 평범한 여고생이 지역 아이돌을 해보았다

귀여운 캐릭터를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


16. 단칸방의 침략자

시끌벅적 하렘 코미디답게 1화부터 상당히 정신없는 히로인 소개를 보여주었는데, 상당히 재밌었다. 다만, 역시나 재밌는 파트 거의 직전에서 애니메이션 분량이 끊길 것 같다는 불안감은 존재한다.


17. 도쿄 ESP

1화는 상당히 괜찮았다. 식령-제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신에서 눈물날 뻔.
그러나 본인이 싫어하는 신만세 제작진인지라 앞으로 작품이 1화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지 못할 듯하여 걱정된다. 뭐, 어찌 되었든 1화는 좋았으니 계속 볼 예정.


18. Aldnoah. Zero

「Fate/Zero」의 스태프 (감독 아오키 에이 + 시나리오 원안 우로부치 겐 + 작곡 카지우라 유키) + 식령 -제로-의 시리즈 구성 타카야마 카츠히코 + 사와노 히로유키 (또 하나의 음악 담당)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프로듀서가 이 스태프들을 모아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말했을 때부터 사실상 이 작품의 승리는 예견되어 있었을 지도 모른다. 2화까지 본 현재로서는 정말 마음에 든다. 이번 분기의 패권은 이 작품이 쥐게 되지 않을까. 물론 아직 2화까지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하기에는 조금 이르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말이다. 중간에 어떤 이유로 폭삭 망해버리지 않는 한은 아마 계속 볼 듯 하다.
더불어 어세일럼 공주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캐릭터 원안을 푸른 꽃, 방랑소년의 작가인 시무라 타카코 님이 그리셨기에, 본인은 처음 봤을 때 "방랑소년의 치바 사오리가 머리를 염색하고, 예쁘게 웃으면 저런 느낌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공주님이 가장 예쁘게 나온 오프닝을 이어 붙인 이미지를 아래에 올린다.

19. 바라카몬

이 작품도 일종의 정신적 성장물로서 웰메이드 작품이 될 듯하다. 다만 본인은 보지 않을 듯 하다.


20. 서바게부!

유루유리!의 감독조차 살려내지 못했다는 전설의 작품이다. 서바이벌 게임을 소재로 들고 나온 작품들의 부진이 참으로 눈물겹다. C3부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참 많이 미묘했던 작품인지라 그냥 보지 않기로 했다.


21. 인생

이 작품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고, 적당한 비유를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불량식품과 같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탁자 아래에서 얼굴을 차였더니 비자발적으로 손이 옷 아래로 들어가 가슴을 만지는 값싸고 저렴한 시츄에이션이라든지,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불량식품은 맛있는 게 있기라도 하다.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해보자면, GJ부와 학생회의 일존을 섞어놓은 듯한 작품이다. 하렘물과 서비스물 장인이신 카와구치 케이이치로 감독님이니만큼 아마 이런 느낌으로 안정적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안정적인'이라는 말이 조금 많이 불만이긴 하지만, 본인의 어휘력으로는 그 정도 단어밖에 생각이 안 나니 이해해 주길 바란다. 특출난 점 없이 그냥저냥 밍숭맹숭하다는 걸 표현하는 데 저것보다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어떤 분의 말을 인용해본다.
"1화를 봤을 때, 참으로 내 인생같다고 생각했다. 지독하게 재미없었으니까. 그리고 2화를 봤을 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다. 내 인생보다 재미가 없다."



이걸로  이번 분기 초반 감상을 끝내겠다. 어디까지나 초반의 감상일 뿐이며, 작품은 언제든지 중후반에 포텐셜이 터질 수 있고 망할 수 있다. 「도는 펭귄드럼」을 떠올리고, 「잔잔한 내일로부터」를 떠올리라.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