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
감독 : 더그 라이만
출연 :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게임을 플레이한다. 실수로 당신의 캐릭터가 죽는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세이브한 곳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당신은 질리도록 그 구간을 플레이한다. 그리고 결국 그 구간을 클리어하게 된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마치 그런 게임과 같은 영화이다. (물론 저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모두 실제로 겪고 그것을 기억한다면 엄청난 부담이겠지만 말이다.) 다만,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시간의 반복'이라는 소재를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연출 통해 질리지 않고 클리어가 가능하도록 만든다. 이 연출이 또한 상당히 섬세해서, 시청자는 작품을 보면서 계속 시간을 반복하는 케이지 뿐만 아니라 리타에게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의 재료는 참신하지 않다. 외계인의 침공, 전쟁, 시간의 반복, 한 사람의 영웅. 전부 예전에 어느 작품에서인가 쓰였던 것들 뿐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재밌다. 재밌는 작품을 만드는 데 굳이 새로운 무언가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다시금 알려주는 작품이다. 물론 기존의 재료들을 배합해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경험 많고 노련한 감독과 연출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로맨스와 액션의 균형 또한 섬세하게 잘 잡혀 있기에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온 사람도, 전장에서 꽃피는 유대감과 로맨스를 기대한 사람도 덤으로 뭔가를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만들어진 할리웃 영화. 보고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2014.06.14
Zllice
※ 의도적으로 스포일러를 배제하기 위하여 작품의 전개나 결말에 관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으나, 혹여나 이에 대해 대화 또는 토론이 하고 싶다면 댓글을 달면 된다. 필요하다 생각되면 본인은 반드시 답글을 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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