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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블로그 잡학교실/By.사카이

스바루

 

 

스바루의 작가인 소다 마사히토의 경우, 출동 119 구조대나 카페타의 작가입니다. 스바루의 경우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쉽사리 남성독자가 잡기 어려운면도 분명 있는것같고요. 저도 처음에 이 작품을 접했을때 그림체 + 발레라는 소재덕에 바로 내려놓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소다 마사히토의 매력은 그림에서 뿜어져나오는 주인공의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투박하다면 투박한 그림체 속에서, 모든 그의 작품의 주인공은 삶의 한 방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죽을듯이 뿜어내는 삶의 기운, 땀 방울. 그의 가장 최신작인 카페타의 경우에는 조금 덜하긴하지만, 모든 주인공들이 삶을 불태우며 본인이 하고 있는일에 모든걸 쏟아 붓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어린나이에 쌍둥이 남매를 잃은 스바루가 발레를 접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1부와, 발레리나로써 자신의 과거를 넘어가는 과정을 그린 2부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어린나이에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병에 걸린 남매를 위해 하루하루의 일을 춤으로 전하던 그녀의 속에 담겨있던 춤에 대한 열망.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시련. 그속에서 작중의 표현을 빌리면 '삶의 에너지를 한번에 모두 소진하는' 춤을 추며 관객들을 매료 시킵니다.

 

뭐 짤짤한 이야기는 제끼도록 하고,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바루의 땀과 삶은 읽는 내내 멍하게 만듭니다. 사람의 인생이 정해져있는 장작이라고 한다면 뒤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장작을 한곳에 집어넣고 불태우는 삶을 살아가는 스바루의 모습을 지켜보며 어쩌면 부럽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춤만 출 수 있으면 돼.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어.

자신이 모든걸 태울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에 모든걸 태우고 있는 스바루의 삶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작품 자체는 상당히 삐그덕 거림이 심한 작품입니다. 인물들은 중요해보이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쉴세없이 사라져가며, 떡밥도 뭔가 던지기만하고 회수하지 않으며, 스바루의 모습에만 전력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작품으로써는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런 모습이 오히려 현실감 있는 한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듯한 착각을 주어 스바루의 삶을 더 빛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끔 멍할때 이 작품을 꺼내서 쭉 읽곤하는데, 사실 이젠 왜 읽는지도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꺼내서 읽게 되네요. 앞길을 선택할때가 다되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