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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 리뷰/에스투머의 나름리뷰

[나름리뷰] 이 세계가 게임이란 사실은 나만이 알고 있다 1권

 

 

 

 

정말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작품의 분량이 충분해야 명작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짧다고 다 별 볼일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건 아닙니다. 유명한 짤방의 말을 빌리자면, "모든 분량이 많은 작품이 명작인건 아니야, 하지만 명작인 작품은 분량이 충분하지" 라는 느낌일까요. 그냥 단순히 제 취향이 아니냐고 말하고 싶은 분들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꽤 근거가 있다고 생각되는 편입니다. 가령 판타지 소설에서 주인공이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 때문에 슬퍼하는 장면을 상상해봅시다. 단순히 사랑했다는 사실과 그가 슬퍼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보다, 연인을 잃기 전에는 연인과 알콩달콩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그려서 히로인을 독자에게 제대로 각인 시키고 주인공이 히로인을 사랑한다는 감정에 감정이입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 연인을 잃은 뒤에는 그가 얼마나 슬퍼하는지, 설명뿐 아니라 가령 슬픔을 못견디고 술이 찌들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불량배한테 얻어맞는다던가. 경비병한테 맞는다던가 이런 이벤트가 있으면 좀 더 주인공의 슬픔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묘사를 충분히 하기 위해서는 책의 분량이 여유로워야 할겁니다.

 

 제가 작품과 별로 관계가 없는 개인적인 생각을 쓴 이유는 바로 이 책이 최근 제가 본 라노베에서 보기 드물게 분량이 충분한, 한마디로 두꺼운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용이 정말 재밌어서 와 이거 진짜 길다, 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너무나도 편하고 빠르게 읽어버렸는데요. 지금부터 제가 이 책을 왜 재밌게 읽었는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흘러들어온 곳은 버그로 가득한 게임 세계!!”
지금까지의 게임과는 격이 틀리다!
제작자의 악의로 가득 찬 버그에 맞서 싸우는 신개념 이세계 생존기!

"이러케 머찐 게밍을 첨부터 다시 하ㄹ 수 잇따니
너는 새상에서 재일 운이 조은 사람 이구 나!!"
밀려오는 버그! 달려드는 부조리! 그리고 이를 뒤집을 압도적인 무대책!!
솔로 게이머 사가라 소마는 어느 날 악명 높은 버그 다발성 게임 세계에 흘러들어가고 만다. ‘부조리’와 ‘개발자의 악의’를 그대로 구현해놓은 듯한 게임 <고냥귀고냥>의 세계에서, 버그를 역이용한 소마의 모험이 시작된다!

 

-출판사 제공 줄거리

 

 

 

 줄거리만 보면 우리나라에서 한떄 꽤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흔한 게임판타지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실제 내용도 그렇습니다. 이 작품을 처음 펼치면서 그리고 몇 페이지 읽고나서 가장 먼저 느꼈던 점은, 조아라 노블레스 작품들이랑 비슷한거 같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작품자체 비슷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런 1인칭 게임 판타지 소설을 제가 조아라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에 느낀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작품 자체의 내용도 우리가 알고있는 게임판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어떠한 이유에서 게임 속 세계로 빠져들고 게임 오버 = 죽음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은 여느 게임판타지 소설과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재밌게 읽었던 이유는 과연 뭘까요? 사람마다 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저는 이 작품이 첫번쨰로 클리셰를 퀄리티 높게 잘 사용했다는 점. 그리고 진짜 게이머들이 공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클리셰]

 

 클리셰는 대부분의 여러분이 잘 알고 있듯이, 여러 장르에서 자주 보이는 일종의 정형화된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하위키에서 퍼왔는데 도저히 원출처를 찾을 수가,,,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바로 이런거라고 할 수 있죠. 이 작품은 저런 어느정도 정형화된 이야기 구조를 굉장히 적절하게 작품의 고유 설정과 분위기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주인공은 악의적인 게임 계발자 덕에 트라우마가 있어 게임 내에서 절대 동료를 만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어떤 소녀가 자꾸 주인공과 얽히게 되고, 처음에 주인공이 소녀를 피하면서 떨어트릴려고 하지만 소녀는 포기하지 않고... 그러다가 조금씩 감정이 깊어지지만. 주인공은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시련을 걱정해서 소녀 몰래 떠나고 마는... 뭐 제가 이렇게 길게 말하지 않더라도 여러분들 머리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써고 보니 참으로 진부하기 짝이없는 내용이지만 작품 속에서 읽을 떄는 그런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첫번쨰로 저런 클리셰들이 작가가 만든 고유 설정과 잘 연결사켰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틀이 똑같을 지언정 내용물은 신선하고 독특한 것으로 바뀐 것이죠. 두번쨰로는 작가가 그 전형적인 클리셰에 독자들을 몰입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특정한 무언가가 클리셰가 되었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그런 소재가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들어 위 만화에 마지막 컷을 봅시다. 싸움이 끝나면 그녀에게 청혼하겠어... 하지만 그는 결국 죽고맙니다. 하지만 그냥 아무말 없이 죽는거랑 저런 말한마디를 하면서 죽는거랑은 천지 차입니다. 사람들은 저 한마디 대사때문에 작품 속의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게 되는 것이죠. 즉, 이 작품에서는 저런 정형적인 클리셰를 성공시키기 위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투자합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분량이죠. 분량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만, 저 큰 분량 속에 재밌는 내용이 가득하다면 누구나 다 빠져들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분량이 긴 만큼 사람들은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게되고 공감하며 감정이입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작가는 전형적인 클리셰를 사용하되 자신만의 설정으로 진부하지 않은 클리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충분히 공을 들여 그것을 성공시켰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작품 속에서는 제가 위에서 든 예와는 다른 여러가지 클리셰가 나옵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능력밖의 적을 만나 지만 그것을 스스로의 지혜와 재치로 넘긴다는 것도, 성장물에서는 매우 흔하게 나오는 장면이지만 이 작품 속에서보면 이 작품만의 특유의 맛이 나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탈바꿈해 있을 겁니다.

 

 

 

[게이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

 

 게임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당연히 게임을 접해보고 스스로 '이런 게임이 있으면 좋겠다.'하고 꿈꿔본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소설도 그렇고 애니나 미연시같은 것도 그렇고 다들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본질은 똑같습니다. 현실에서 아직 할 수 없는 것을 대리만족시켜주는 것이죠. 미연시가 이상적인 연애를 해보고싶은 솔로들을 위한 작품인 것처럼(눈물), 게임판타지도 가상현실 게임을 해보고 싶은 게이머들을 노리고 만든 작품일 것입니다. 그런 게이머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이 소설 속에 가득하다는 것은 분명 읽는 독자들은 작품에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만해도 그랬습니다. 물론 저는 일본산 RPG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아 이거 이 게임인가? 하고 알아 차릴 수 있던 것은 많이 없습니다만, 스킬 노가다라던가, 버그가 있어서 인터넷에서 여러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버그를 해결하거나 이용해보려고 한다던가 하는 것은 RPG를 좋아한 게이머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나름평가]

 

 먼저 줄거리에 끌리고 두꼐에 반했으면 완성도에 만족했던 작품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판타지에 조금 질리기 시작했다는 분들, 웃기면서도 경박하지 않은 작품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평점: ★★★★★

독자를 잘 노린 내용과 훌륭하게 클리셰를 성공시킨 개성넘치는 게임판타지!

 

 

From: 에스투머의 나름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