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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리뷰/애니메이션 리뷰 by 사카이

길티 크라운

 

나오기도 전부터 이래저래 말이 많았고, 심지어 한참 방영중에 이렇게 말이 많았던 작품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애증하는 작품인 길티크라운에 대한 이야기다. 에고이스트의 멋진 음악과, 화려한 이펙트, 논란거리는 있지만 크게 문제 될건 없는 설정, 그리고 매력적인 케릭터 디자인은 방영 전부터 많은 이들로 하여금 기대하게끔 하였다.

그리고 나온 이야기는 많은 독자를 탄식과 슬픔과 경악으로 몰아 넣었다. 물론 이정도면 괜찮지 않냐는 사람들도 꽤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자.

사실 영화계만 보더라도 스토리나 작품이 하고자하는 말에 집중하기 보다는, 돈의 효과를 충실히 살려 영상미에 집중하는, 일종의 헐리우드식 영화가 점점 판을 넓혀가고 있다. 혹자는 동의 안할지 모르지만, '미스터고' '베를린' 같은 영화가 그 예시가 되겠다.

화려한 영상미를 바탕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보다는 영상 그 자체를 즐길수 있게 하는 이런 작품들은, 대외적으로 비평가들의 비난을 받을지는 모르나, 나름 예술적영화에 비하면 많은 관객 동원을 보여준다. (베를린 : 750만 관객, 미스터고 : 150만. 물론 미스터고는 대 적자를 기록했다.)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이랄까. 물론 이러한 이면에는 미스터고처럼 익숙하지 못한 소재의 참패와, 최소한의 스토리는 갖춰야한다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여하튼 이러한 경향은 충실한 스토리를 통한 이해도 물론 갖춰지면 좋지만, 수많은 대중들이 원하는건 약간은 빈약하더라도 화려한 영상미를 영화를 통해 원한다는걸 보여준다. 길티크라운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그리 나쁜 작품은 아니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듯이 생각을 멈추고 봤다면, 생각할 여지를 주지않고 처음부터 끝가지 음악과 움직임에만 주목했다면 과연 어땠을까.

길티크라운은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한 영상과 더불어 멋지게 어우러지는 음악, 그리고 생각을 멈추고 이야기를 멍하니 바라본다는 전제하에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의 전개가 이어진다. 사람의 마음의 힘을 형상화하는 능력, 그리고 그 능력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싸움을 풀어나가는 가이, 앞날을 (좋은방향이든 나쁜방향이든) 예측하기 어려운 진행. 물론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게되면 납득하기 어려운 설정과 이야기 전개는 분명 전체적으로 독이 되지만, 이야기를 빼고 생각해 보더라도 길티크라운은 꽤나 매력적인 작품이다.

아니 제하고 보기 때문에 매력적일까.

길티 크라운을 놓고 작품을 해석하는 긴 글이 존재할정도로 이래저래 떡밥을 많이 던지고 있고, 실제로 왕의 힘이라는 이름과 이브의 존재, 뭔가 있어보이는 케릭터들의 등장과 변화는 작품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문제점이라면 떡밥을 회수하지 못하고 시청자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는점 정도?

아니 곰곰히 생각해보면 떡밥을 회수 하긴 하는거같은데,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을 하게되면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밀리터리적 오류나 현실적인 검증은 제외하고 보더라도,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 꽤나 많다. 가이는 왜 죽지 않았는가라는 단순한 의문 부터 시작해서, 대체 소년의 정체는 무엇이며, 맥거핀스러운 등장인물들의 존재는 그야말로 이해불가능.

물론 맥거핀이라는 설정 자체가 그러한 효과를 노리고 만들어졌다면 할말 없지만, 최소한의 납득은 줘야할 거 아닌가.

그런맥락에서 이 작품을 바라본다면 이 작품은 파멸 그 이상이다.

다만 맨처음부터 이야기했듯이 생각을 멈추고 영상을 그저 즐긴다면, 스토리도 그렇게 이해못할정도는 아니며, 이야기 자체도 꽤나 즐길만하다. 특히나 케릭터들의 개성과 에고이스트의 멋진 OST는 스토리만 놓고보면 실패작인 이 작품을 성공의 영역 근처까지 끌어올렸다. 처음부터 아싸리 헐리우드영화마냥 생각할 여지를 아예 줄이고, 단순히 영상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오히려 더 좋은결과를 가져왔을지도 모르겠다.

어설프게 무언가를 넣으려 했기 때문에 기대한 사람들에게 더 큰 비판을 당하는게 아닐까.

그만큼 본인에게는 길티크라운의 영상미는 매력적이였으므로.

이부분은 사담이지만 길티크라운의 시나리오 라이터의 또다른 작품인 혁명기 발브레이브에 와서는 그부분에 충실한느낌이다. 생각할 여지를 아예 안줘버리니, 기대하고 뭐고도 없달까. 의문만 잔뜩 주고 시청자로하여금 납득할수없게 이야기를 꼬아내느니 길티크라운도 아싸리 처음부터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거나, 생각을 할수없게끔 진행했다면 더 좋지않았을까, 라고 한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