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국내음악 얘기는 하기 싫었건만...
제목을 '이 중에 명반이 한 개 있다!'라고 지어놔도, 제가 이걸 골라봤자 아무 신빙성없을 것 같아...
2013년 한 해 동안 출판/투고된
1. 리드머, 웨이브, 텐아시아 등의 웹진들
2. 한겨례, 미디어오늘 등에 투고된 관련 칼럼
3.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 '이주의 앨범' 선정목록
등을 '전적으로' 참고해 좋은 평을 받은 올해의 앨범 30장을 뽑아보았어요. 물론 자의적인 기준이지만요.
아래 목록은 순위, 발매일 등과는 관계가 없어요.
앨범명 옆에는 그 앨범 내에서 무난하거나 앨범의 색깔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곡을 기재했어요.
각 항목 아래에는 이 앨범에 대해 제가 느낀 점이나 하고 싶은 말, 혹은 위의 자료들에서 많이 언급됐던 미사어구 등을 적었어요.
- 조정치 - 2집 유작 // 겨울이 오면
최근에 무한도전에 나오면서 왠지 저평가가 되고 있는 것 같지만 미디어에 나온다고 작품이 폄하되서는 안되겠죠. 한국 포크씬의 진중한 면을 계속해서 이어준 앨범. - 희영 - Sleepless Night // Stars In New York City
뉴욕인디신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느낌은 살리면서, 1집보다 정돈된 '뉴요커'의 포크를 보여줬어요. - 글렌체크 - Youth! // Pacific
1집보다는 화려하게, EP보다는 침착하게. 전작들의 맥락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실망이겠지만, 계속해서 진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준 일렉트로니카 앨범이에요. - 강아솔 - 정직한 마음 // 엄마
앨범명 그대로 꾸밈없는, 부담없는, 그리고 곱디고운 진솔한 음악을 보여줬어요. - 적적해서 그런지 - Psycho // Meth - Odd
2012년 헬로루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1집. 싸이키델릭스러운 게 아닌, 싸이키델릭 그 자체를 내세운 앨범. - 크랜필드 - 밤의 악대 // 파피용
흔하디 흔한 모던락과 독특한 톤메이킹 사이를 자유자제로 돌아다니는 앨범. 살짝 드림팝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더 마음에 들어요. - 비둘기우유 - Officially Pronounced Alive // Good Night Shining
한국 포스트락계의 한 주축을 이루고 있는 비둘기우유의 긴 기간만의 앨범. 여러 곡들이 있지만 역시 저는 항상 들어왔던 곡이 더 다가오네요. - 로큰롤라디오 - Shut up and dance // Shut up and dance
올해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루키 대상을 따내면서 바빠진 그룹. '닥치고 춤이나 춰!'로 요약. - 프롬 - Arrival // 마음셔틀금지
예쁜 여성 아티스트가 랄라라 기타치면서 홍대여신 내새운다고 똑같은 음악을 생각하면 안돼요. 2013년 요조, 한희정과 함께 홍대여신이라는 유리돔을 깨버린 앨범. - 김목인 - 한 다발의 시선 // 그게 다 외로워서래
개인적으로 김목인이란 아티스트는 생활밀착형 음악가라고 생각해요. 듣다보면 '아, 나도 이런 적 있어' 자연스레 공감을 하게 되는 앨범. - 장필순 - Sonny Seven // 너에게 하고 싶은 얘기
한국 대중음악계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첫번째, 장필순 씨의 일곱 번째 앨범. '무중력' 등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곡들도 참 좋았지만, 가장 진솔하게 다가온 곡은 역시 기존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곡들. - 윤영배 - 위험한 세계 // 빈마을
2012년 '좀 웃긴'에 이은 윤영배의 또 하나의 메세지. 가사는 좌파적이고 조금은 시니컬할지도 모르겠지만, 음악은 그것을 모두 포용하게 만들어줘요. - 야야 - 잔혹영화 // 악몽
솔로로 탈바꿈한 야야의 두번째 앨범. 더 자유로워지고 더 어두워진 매력이 있어요. 장르를 넘나드는 그녀의 기예. - 쾅프로그램 - 나 아니면 너 // Watch
작년도 404에 이어 노이즈락으로서 주목받은 그룹이지만, 404와는 또다른 구조의 미학을 보여줘요. 역시 노이즈는 예술이에요. - 텔레플라이 - Avalokitesvara // 메아리
얼터네티브와 싸이키델릭 사이에 서있던 1집과 달리, 하드하고 드라마틱한 싸이키델릭을 완성한 앨범. 리드기타가 너무너무 멋있어요. - 404 - 4 // 바퀴
2012년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받게한 '1'에 연장선에 있는 앨범이에요. 신경질적으로 공간을 채우는 기타와 드럼, 그리고 음울한 보컬. 여전하고, 여전해서 좋아요. - 윤석철 트리오 - Love Is A Song // We Don't Need To Go There
1집에선 스텐다드 재즈를 내세웠던 윤석철 트리오의 전혀 색다른 2집 앨범. 신시사이저를 내세운 곡들이 참 감각적이에요. 퓨전재즈라고 이름은 붙이지만 퓨전재즈의 클리셰와는 거리가 있어요. - 샤이니 - SHINee The 3rd Album Chapter 1. ‘Dream Girl - The Misconceptions Of You' // 히치하이킹
SM 찬양 첫번째. 역시 아이돌 앨범이 이 정도로 언급이 됐다는 건 '아이돌 음악'치고라는 꼬리표를 떼더라도 충분히 좋은 음악을 보여주는 앨범이란 뜻이겠죠. - 물렁곈 - Psychedelik // 이상한 토끼를 위한 왈츠
POE의 보컬이었던 물렁곈의 첫 솔로 앨범. POE 때의 그 심플한 구성으로 만들어내는 처지는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녀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하는 앨범. - 나윤선 - Lento // Ghost Riders In The Sky
한국 대중음악계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두번째, 나윤선 씨의 앨범. TV 광고에서 재즈풍으로 나오는 아리랑을 들으신 적이 있다면 이 앨범에 있는 노래를 하나 들으신 겁니다. - 김태춘 - 가축병원블루스 // 내 사랑은 롯데캐슬 위에
블루스 전성 1탄. '블루스 보컬은 노래를 부른다기보다는 툭툭 내뱉는거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앨범. 좋게 말하면 솔직하고 뒤집어말하면 적나라한 앨범이에요. - 진보 - Fantasy // COPS COME KNOCK
우리나라도 결코 외국의 유수 R&B 혹은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들에게 뒤지지 않는 거 아닐까하는 착각을 들게 하는 앨범. 물론 착각이지만, 이 국보급 아티스트는 그만큼의 결과를 앨범으로 보여줬어요. - 선우정아 - It's Okay, Dear // 뱁새
'재즈를 기반으로 팝을 풀어낸 앨범'이라고 쓰면 간단하겠지만, 이런 말로는 와닿지가 않을 앨범이에요. - Zion.T - Red Light // 지구온난화
소수를 제외하곤 소몰이 밖에 안 보이던 국내 R&B계에 한 줄기 빛같은 앨범. 프로듀싱도 역시 훌륭해요. 소 좀 그만 몰아라! - 옐로우 몬스터즈 - Red Flag // Red Flag
한국 펑크락의 계보를 이을 괴물들의 전진만 있는 행보. 발전이란 측면에서는 모르겠지만 뭐, 어떻나요. 조선 펑크인데. - 김간지x하헌진 - 김간지x하헌진 // 그대 아닌 사람과
블루스 전성 2탄. 너무 담담하게 말해서 응큼한 앨범. - 바세린 - Black Silence // Red Raven Conspiracy
대부는 대부죠. 한국 헤비메탈계 대표로서 응당 내놓았어야할 정도의 결과. 처음에 들었을 땐 트랜스코어 요소가 많이 들려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 팔로알토 - Chief Life // 솔선수범
죽이는 프로듀싱과 믹싱만으로도 좋은데 명품 랩이라니. 견딜수가 없는 앨범. 올해 나온 힙합 앨범 중 프로듀싱만 떼놓으면 단연 일등이 아닐까 생각해요. - V - 이승열 // Cynic
그 미친 카리스마는 어디 가지 않아요. 이 형님은 점점 갈수록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청자를 압도하는 앨범. - 김대중 - 씨없는 수박 // 햇볕정책
블루스 전성 3탄. '300/30'으로 반짝뜨는 아티스트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것말고도 무기가 많았어요.
정리는 여기서 끝이지만, 이 앨범들 말고도 좋은 앨범은 넘쳐난다는 사실도 기억해주세요. 2014년이 시작되면서 다시 앨범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어요. 올해가 끝나갈 때는 어떤 앨범을 명반으로 꼽게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끝으로 제가 2013년 '올해의 음악'으로 꼽고 싶은 곡인 장필순 씨의 '너에게 하고 싶은 얘기'의 뮤비로 이 글을 마칠게요.
P.S : 연말 결산이잖아요, 봐줘요.... 충분히 '서브'컬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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