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다르던 아이가 있었다. 부모는 그런 아이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받기를 원치 않아서, 그리고 그 아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원해서 그 아이를 방 안에 가두어 기르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언제까지나 방 안에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며, 언젠가는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가 온다. 그리고 그 때가 와서 사람들을 대면했을 때, 그 아이는…….
이 작품은 그런 방식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 '다르다'가 아니라 '틀렸다'고 생각하여,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타인과 접촉을 꺼려봤자 결국 나중에 (그것을 들켰을 때) 남는 건 상처 뿐이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타인들에게 자신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그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자신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 것 아닐까?
그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무수히 만들어 온 디즈니에서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들어냈다. 허나 이 작품은 비단 어린이들만을 위한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보다는 성인들과 부모님이 이 작품 속에 들어있는 의미에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상미와 음악은 정말 호평할 만 했다. 특히 본인은 오페라와 뮤지컬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이처럼 중간중간 필요한 부분에서 극적인 진행을 위해 주연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작품을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취향에 잘 맞는 애니메이션 작품을 볼 수 있다니, 작품을 보는 내내 기분이 좋고 행복했다. 거기다 노래 퀄리티까지 좋으니, 금상첨화라는 말이 어울린다.
다만 본인은 많은 사람들이 호평한 'Let it go'보다는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Let it go'도 정말 좋은 곡이다. 개인적인 선호일 뿐.
스토리는 마냥 호평만 하기는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덜 다듬어진 건지, 아니면 영화의 러닝 타임에 맞춰 축약할 수밖에 없었던 건지, 약간 전개가 급하고 뜬금없어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물론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주 시청 대상인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어느 정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까다롭고 이상한 잣대를 가져다 대면서 '이 작품 스토리는 이 부분이 아귀가 안 맞아서 안 좋은 스토리야!'라고 하는 것도 곤란하니 말이다.
다만 본인이 상기 서술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스토리를 호평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작품이 그동안 디즈니 자신들이 만들고 쌓아왔던 동화의 클리셰를 미묘하게 비틀고 개선하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그런 부분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이 작품의 스토리가 그것과는 다르게 전진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14.01.25
- Zlice
P.S. 엘사가 예쁘긴 하더랍니다.
'팀블로그 잡학교실 > 영국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 (0) | 2014.06.14 |
---|---|
「주문은 토끼입니까?」 4화 작화에 관하여 (0) | 2014.05.03 |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신편] 반역의 이야기 :: 신화는 이어진다 (1) | 2014.03.31 |
썸머 워즈에 등장한 암호에 관하여 (1) | 2013.12.06 |
그래비티 (Gravity, 2013) (0) | 2013.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