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팀블로그 잡학교실/영국인 이야기(?)

그래비티 (Gravity, 2013)


그래비티 (Gravity, 2013)

감독 : 알폰소 쿠아론

출연 :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개인적인 평점 : 9/10


우주의 속성을 떠올려보자. 

우주는 넓고 광활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탁구공이나 골프공만큼이나 작은 존재이고, 그 넓은 공간 사이에는 (산소를 포함한) 물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주에서는 소리가 전달되지 않으며, 따라서 우주는 고요하다. 이처럼 텅 빈 우주이기에 마찰력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관성의 법칙과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거의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열을 막아주거나 열을 가둬줄 물질조차 없기에 태양의 위치에 따라 우주의 온도는 급변한다. 가장 중요한 점 : 중력이 존재하지 않기에 위와 아래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주는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에 나오는 것처럼 거대한 전함이 움직이고 레이저 광선이 이리저리 엇갈리며 화려한 곡예가 펼쳐지는, 멋지고 로맨틱한 공간이 아니다. 언제 위험이 찾아올 지 들을 수 없고 환경 하나하나가 인간에게는 적대적인 냉혹한 공간이다. 

본 영화는 스토리를 진행시키며 시청자의 머릿속 '로맨틱한 우주'를 산산조각낸다. 그와 동시에 뛰어난 영상미와 3D CG, 적절한 1인칭 시점의 활용을 통해 시작 부분에 설명한 우주의 속성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공포를 하나하나 실감나게 보여준다. 덕분에 자기 자신이 실제로 넓은 우주에 홀로 갇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며, 손에 땀을 쥐며 이 작품을 집중하여 볼 수 있다. 

본인은 영화를 보는 눈이 별로 없기에, 다른 리뷰에 적힌 것과 같이 [생(生)과 사(死)에 대한 은유와 상징] 등 깊고 심오한 뜻이 이 작품에 숨겨져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구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우주의 진짜 모습을 화면에 담아 관람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 작품은 고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Zlice

08/Nov/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