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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 리뷰/에스투머의 나름리뷰

[나름리뷰] 내 뇌속의 선택지가 학원 러브코미디를 전력으로 방해한다 1권

 

  제가 라노베를 사는데 내용 상관없이 제목만 보고 고르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미연시 관련 용어(플래그라던지)가 들어가거나 러브코미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이번에 다룰 작품 [내 뇌 속의 선택지가 학원 러브 코미디를 전력으로 방해하고 있다] 라는 치면서 리듬을 타도 될 정도의 긴 제목의 책도 이런 경위에서 사게 됐습니다.

 사실 저런 단어가 들어가는 책들은 조금 비슷한 분위기와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볍고 연애가 주요소재이며 약간은 황당한 설정 속에서 벌여지는 일들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죠. [내 뇌 속의 선택지가 학원 러브 코미디를 전력으로 방해하고 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선택지라고 부르는 저주가 주인공에게 걸려있습니다. 이 선택지는 규칙이나 조건은 전혀 없고 선택지의 내용마저 당사자 입장에선 매우 악질적인게 대부분이죠. 소설에서는 이런게 있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어색함이 적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렇게 설정만 때어놓고 보면 개연성이고 뭐고 없는 황당한 설정입니다. 그리고 그 황당함이 바로 독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가 됩니다. 설정자체가 황당하기 때문에 그 설정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사건들도 황당할 수밖에요. 예를 들어 당사자 입장에선 최악이겠지만, 독자의 시선에선 갑자기 주인공이 교탁위에 올라가서 돼지울음 소리를 내고 있으면... 너무나도 황당하기 때문에 동정보다도 웃음이 먼저 나올 수밖에요.

 물론 이렇게 황당한 설정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설정의 치밀함이나 개연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이런게 있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시작하기 때문이죠. 이런 점은 물론 단점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이런 작품은 웃음이 주목적이고 그를 위해선 작품의 분위기가 가벼워야됩니다. 설정이 치밀하고 그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들어난 소설은 작품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기 조금은 힘들겠죠. 가벼운 분위기에서 보면 주인공이 교탁위에 올라가서 돼지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장면은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도 아닌데 남들의 멸시를 받으면서 기행을 해야 되는 주인공의 생각에 대한 묘사가 존재하는 이 작품의 분위기가 무거웠다면 웃음보다는 동정심이 생기지 않을까요. 대부분의 이런 작품은 설정이 황당하고 개연성이 부족하지만 웃음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것을 희생했다고 보는 것이 옮을 것입니다.

 뭔가 간단한 이야기를 길게 늘여 썼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황당한 설정을 통해 독자에게 신선한 웃음을 유발하는 개그 중심의 러브코미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러브코미디에는 항상 신선함이 필요합니다. 러브코미디라는 장르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왔기 때문에 보장되는 인기도 있겠지만 그만큼 익숙해져서 질려버리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죠. 제가 이런 류의 책만 구입하는 건지는 몰라도 최근에 이런 비슷한 류의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러브코미디는 금지라고요!]라던지 [그녀의 플래그가 꺽이면] 이라던지, 분명 가벼운 분위기, 개그 중심의 이야기에는 신선함을 부여하기 편한 포맷인건 맞습니다만 어떤 장르이던지 양산은 막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과연 황당한 설정이 막장으로 가면 어떤 설정이 나오는건가 하는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진짜 요즘 라노베 제목 너무긴데 표지에 약자 표시를 의무화해야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낍니다....는 써있네요. 뇌속러브(여장이 떠오르면 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