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블로그 잡학교실/By.사카이

라이트노벨과 양판소, 그 한계와 미래.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5. 29. 21:25

대원에서 NT노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야심차게 출발한 이후, 학산, 서울, 시드를 필두로 많은 라이트노벨 회사들이 생겨났다. 이 가운데 D노벨 Y노벨과같이 추억으로 사라진 라이트노벨회사들도 존재하고, NT노벨 이전에도 라이트노벨의 조상격이라 할만한 소설들이 있었으나, 이 글에서는 NT노벨을 최초라 정의하고 들어가겠다.

라이트노벨이 최초로 등장하기 시작할 무렵, 판타지와 무협시장은, 양산형 논란에 휩싸였으며, 실제로 상당부분 양산되었다. 또한 대여점 시장이 서서히 몰락해 가기 시작하면서(대여점의 몰락이 먼저인가, 판타지와 무협시장의 몰락이 먼저인가에 대해서는 닭이 먼저냐 알이먼저냐 급의 이야기 이므로 생략하고 들어가겠다) 안정적인 부수를 커버해줄 시장도 없어지기 시작하고, 만화 시장마저 서서히 몰락해가기 시작할무렵, 우리나라에서 가장 커다란 출판회사, 대원씨아이가 야심차게 내놓은것이 바로 NT노벨이였다.

2006년당시만 하더라도, 학산의 EX노벨을 인정치 않는 분류까지 있었을 정도로, 대원의 NT노벨은 독보적이였고, 사실상 라이트노벨이라는 표현대신 NT노벨이라는 표현이 J노벨의 첫등장까지 당연시 되었다.

요컨데 사실상 현재의 라이트노벨 시장 자체를 만든 주체가 바로 NT노벨이라 이것.

개인적으로 NT노벨, 그러니까 라이트노벨이 우리나라 판타지나 무협등에 비해 압도적이다, 뭐 그렇게 생각한적이 한번도 없다. 다만 NT노벨, 그러니까 대원씨아이가 처음 시작할때 설계를 잘하고 들어갔달까,

요컨데 사서보는 문화를 정착시켰다는것.

만화와 라이트노벨의 유통구조를 다르게하고, 대여점에 라이트노벨이 들어갈수 없게 만드는게 첫번째 였으며(이는 그당시 천안시 대여점 연합회장님께 직접 구술받았다.) 경쟁자가 없다는점을 이용해서, 최대한 좋은 작품을 선별해서, 팬층을 구축했으며, 그 팬층으로 하여금 라이트노벨은 사서봐야만 한다는 인식을 갖추게끔 만들었다.

이게 왜 중요한가 하면, 무협 판타지를 사서봐야한다고 외치는 사람이 거의 없는반면(물론 사서봐야하지만) 라이트노벨은 사서보지 않는것만으로도 거센 비난을 받는, 그러한 상황을 사실상 유도해냈기 때문이다.

요컨데 라이트노벨과 우리나라 판타지와 무협은 이점이 달랐다.

대여점에 익숙해졌느냐, 아니면 사서보게 만들었느냐.

만화 시장이 계속해서 죽어가는 현시점에서, 라이트노벨이 계속 커지고 다른 출판사들이 발을 디디미는것만 봐도 그 정책의 효율성을 쉽게 인지할수 있다.

물론 라이트노벨과 우리나라 판타지 무협은 분명 차이점이 존재한다. 케릭터가 중심인 라이트노벨과 스토리가 중심이되는 우리나라 장르소설은 분명 차이점이 존재하나, 그게 현격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강명운이나, 반재원 같은 작가들은 라이트노벨 이전부터 현대의 라이트노벨과 비슷한형식의 글을 적어나갔으며, 라이트노벨에서도 싸우는 사서쓰리즈나 델피니아 전기와 같은 스토리 위주의 소설이 분명 적절하게 혼재되어 있었다.

요컨데 혹자가 말하는 라이트노벨 우위론, 라이트노벨 양판화와 같은 일체의 이론이 다 부질없다는것.

바로 전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판타지에서나 라이트노벨에서나, 과거나 지금이나 매달 읽을만한 책의 권수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차이점은 압도적으로 많이 쏟아지는 권수 그 차이뿐.

양판소는 대여점이 몰락하면서 인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작가들이 최대한 빨리 글을 써내려가야만 하면서, 무너졌다.

라이트노벨의 미래도 비슷할지 모른다. 혹자들이 주장하는 라이트노벨의 양산화. 개인적으로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양판소처럼 극단적으로 균형이 무너진다면 라이트노벨도 양판소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